최복호, '한'을 샤머니즘으로 풀어내다.

컨셉코리아·대구컬렉션 서 '신들의 춤' 선 보여
KoreaFashionNews | 입력 : 2013/04/30 [10:59]
▲    최복호 디자이너   © KoreaFashionNews
▲  제25회 대구컬렉션에서 '신들의 춤'   © KoreaFashionNews
▲  최복호 디자이너의 휴대폰에 저장된 암각화  그림   © KoreaFashionNews

 
대구 패션계의 산증인인 최복호 디자이너가 최근 신선한 쇼 무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1973년 데뷔해, 75년 최복호 패션 브랜드 런칭을 시작으로 40년 여년을 대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활동해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는 다양한 예술분야와의 공동 작업을 시도하며 친환경 염색 및 소재 연구, 문화 행사 개최 등 문화 전반에 걸친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제 25회 대구컬렉션’에서는 ‘신들의 춤’이라는 테마로 자연이 포용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추상화 형상으로 표현했다. 주술적 상징성으로 생존의 안락과 기원을 표현한 작품들을 쇼 무대에 올려 호평을 얻었다.
 
-신들의 춤을 소개한다면
“사람이 철이 들면 꽃이 피듯이, 인생의 마지막 꽃핀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이 화려함의 재현이 인생에서 피다가지않나, 생과 사에 대해 많이 느끼면서 이번 쇼무대의 제목 역시 ‘신들의 춤’으로 지었다. 인간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자연이라고 생각하고 암각화에 자연의 신들을 새겨 기원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번에 새로운 샤머니즘으로 갔다. 우리민족의 주된 콘텐츠가 흥과 한이라고 생각한다. 흥으로 풀어내는 것이 싸이(PSY)이고 한으로 풀어내는 게 샤머니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토속적인 것을 오래전부터 해오면서 거기에 대한 반론이 뭐냐 하면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면 유물이고, 정신적인, 영혼적인 걸 풀어내면서 세계시장에 가는 게 기본이지 않나 생각한다. 처음에는 컨셉코리아에서 10점을 추려내는 게 참 힘들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엑기스를 뽑아 가게 되었는데 마침 뉴욕에서 반항을 일으켰다. 요번에는 하나하나 너무 아껴왔던 걸 추려낸 것인데 대구컬렉션에서는 길게 보여주고자 했다. 그림은 대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지인 화가에게 암각화를 그리게 했다. 40년간 드로잉을 해온 작가의 소울이 있기 때문에 힘이 있고 화가의 정신이 전달되었을 것이다. 우리 샹여문화의 화려하면서 강렬한 느낌을 재현하고자 하는 마음에 컬러를 입힌 것이다. 쇼 마지막에 컬러를 화려하게 한 것은 그게 천국이지 않나, 마지막 꽃처럼, 생과 삶의 마지막은 화려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분주한 생활
“저녁 9시에서 잠에 들어 아침 6시에 기상한다. 그게 가능한 것은 우리가 시스템이 잡혀져 있기 때문이다. 보통 디자인, 컬렉션에서 1인이 창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고 거기에 너무 기대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패턴 부문마다 영화를 하듯이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다 조직화되어있다. 팀워크가 잘되어 있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 포진되어 있어 내 영감을 풀 때 생각하겠끔 테마를 던져준다. 예를 들면 신들의 춤을 주제로 샤머니즘을 테마로 암석화에 나타나는 기호들을 보고 무엇을 느낄 것인가를 화가에게 그리게 하고 우리가 재해석을 하는 것이다. 그냥 가져다 붙이는 것을 넘어서, 한의 노래를 TV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어린 가수들이 신나는 노래도 풀어내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의상으로 풀어냈다.”
 
-한국패션산업에서의 활용
“일본은 기모노를 세계화시켰다. 우리 역시 사상과 정신적인 부분이 강한만큼 우리의 키워드인 ‘한’과 ‘흥’의 역사를 잘 풀어내면 세계화가 가능하지 않겠냐 생각한다. 컨셉코리아의 경우 주무부서가 간섭을 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줬다는 게 좋았다. 처음에는 회의를 많이 하는 게 불만이었지만 소통을 위한 것임을 알고 조정과 조율을 거쳐 크게 다투는 경우가 점차 사라졌다. 회의를 통해 선배, 후배를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민감하게 경쟁하지 않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되었다는 것은 6회를 맞이한 컨셉코리아가 많이 성숙했다는 걸 나타낸다. 예를 들면 쇼엔딩에서 스톱포즈를 하지 말고 전체를 돌리고, 피날레에 디자이너 모두 손잡고 나오자 등이 즉석에서 현장상황을 보고 다툼 없이 결정됐다. 이제는 컨셉코리아가 5명씩 두 파트로 해서 10명 정도는 가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물론 선·후배로 나누지 말고 섞여진 상태로 말이다.”
 
-대구컬렉션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다면
“현재 분위기가 좋다. 김광배 이사장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25주년을 맞이해 새로 거듭나는 시기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그러려면 문을 더 열고 개방해야한다. 늘 생각하는 게 부산과 대구가 하나로 하자. 봄에는 대구, 가을에는 부산 이런 식으로 한강 이남의 패션문화가 하나로 합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PID때에 대구 섬유, 부산 신발이 함께하듯이, 패션도 이렇게 융합해야 한다. 내가 늘 주장하는 게 대구컬렉션을 향후 아시아컬렉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컬렉션이 국가의 품격을 만들어냈으면 섬유도시는 지역특화산업의 품격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디자이너들이 뭉쳐 하나의 새로운 컬렉션을 만들어야 한다. 늘 주장해온 이야기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 자칫 우리만의 잔치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포용해야 한다.”
 
-대구컬렉션 중 아쉬웠던 점
“우선 디자이너들이 깨어있으면 변화가 일어난다. 6회째를 맞이한 컨셉코리아가 성공한데는 깨어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깨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성숙하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품격이 성숙되어 있으면 모든지 잘 할 수 있다. 대구에 컬렉션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의 성숙한 문화의 모습이 토착화될 때 자동적으로 모든 지원이 가능할 걸로 생각한다. 요즘 똑똑한 후배들이 많아 희망을 걸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각 종 쇼에 선보인 작품과 유통망에 전개되는 옷들의 접목
“디자이너의 개성이 강하게 들어간 작품은 소비성이 약하다. 그럼에도 7개국 22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컨셉코리아 덕에 뉴욕에서는 더 많은 오더를 받는 등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 또 청도에서 토탈샵을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대학로나 홍대에 입성도 가능하지 않나 싶다.” 


 

대구=장민호 기자 jmh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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