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좋’ 카페 가자고? 너 누군데?

서울 곳곳에 숨겨진 젠지 유혹하는 매력적인 카페들
O.F.F. 서포터즈 기자 정찬재 | 입력 : 2024/12/11 [16:46]

최근 ‘느좋’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MZ 세대들이 자주 쓰는 용어인데, 발음하기도 힘든 이 단어는 ‘느낌 좋다’를 줄여 만든 신조어다. 많은 MZ 들이 느낌이 좋거나 괜찮은 것을 발견하면 “우리 느좋 00 할래/갈래?”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느좋 카페, 즉 느낌 좋은 카페는 과연 어디일까. 

현재 대한민국의 거리는 수많은 커피점들이 장악한 상태다. 지난 3월에 올라온 기사 속 통계에 따르면, 카페 스타벅스 기준으로 국내에만 1,900개가 넘는다. 그 중 서울에만 610개, 부산 140개, 대구 89개, 인천 76개다. 

이 중 서울에는 강남 테헤란로에만 스타벅스가 17개가 운영 중이다. 이렇게 카페 중 가장 규모 있고 이름이 있다고 하는 스타벅스가 이 정도면 그 외의 프랜차이즈점들, 개인 카페까지 합하면 얼마나 많을지 감이 안 잡힌다.

 

흔히 대한민국은 사람들에게 ‘카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다. 

신호등 건너면 있고, 코너만 돌면 있고, 두 블록만 지나가도 카페가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천국이 따로 없다. 반대로 카페 점주들에게는 ‘카페 지옥’이다. 너무 많은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과열 경쟁에 몸서리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들이 카페를 선택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시각이다. 그래서 카페 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시각적인 부분, 즉 VMD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제품을 선보이기 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는 건 공간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느좋 카페’는 사람들이 봤을 때 무드가 좋고 잘 꾸며 놓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좋은 카페의 의미를 포함한다.

 

그렇다면 느낌이 좋은 카페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들어 연희동과 성수동에 느낌 좋은 카페가 생겼다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카페 ‘본지르르’다. 넓은 공간임에도 특별하게 카페 내부를 꾸미거나 채우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카페 분위기에 맞게 심플하게 꾸민 것이 더 어울리는 카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본지르르는 사실 연희동과 성수점이 본점은 아니다. 

수원 행궁동에 위치한 곳이 본점이다. 행궁동에 자주 다녀가는 사람들은 익히 알려진 곳이다. 어둑한 공간에 잔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낮과 밤마다 각각의 매력을 보여줘 시간대에 따라 가도 좋은 카페다. 또 시끄럽지 않아서 혼자 편하게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으러 가기에도 좋다. 친구, 연인과 시시콜콜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다.

 

 

 

 ▶사진출처 : @vonzrrr_suwon 공식 인스타그램

 

다음은 커피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카페에 가면 무슨 음료를 주문할까. 보통 아메리카노나 달달한 라떼류를 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인슈페너’라는 생소한 이름의 커피를 추천해 본다.

소위 마니아들만 시켜먹는다는 커피 종류다. 블랙커피 위에 크림을 듬뿍 올려 먹는 건데 쌉싸름한 커피와 달달한 크림의 조화가 생각난다. 다만 이 조화를 잘 내는 카페도 많지 않다. 

그 중 서촌에 위치한 ‘아키비스트’ 카페는 아인슈페너 맛집으로 불리는 곳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촌은 많은 젊은 사람들이 놀러가고 싶은 장소로 꼽혀왔다.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인 서울답지 않게 조용하고 한가롭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지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경복궁역에서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보면 구석진 골목길에 위치한 이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밖에서만 보면 평범한 동네 카페 같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차분한 딥 그린 컬러가 안정감을 주고 곳곳에 이 카페만의 굿즈와 디피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아키비스트의 시그너치 음료인 아인슈페너 한 잔 시켜 놓고 고소한 베이커리 향을 맡으며, 사람 없는 한적한 밖을 쳐다보면 그간 힘들었던 감정들이 슬며시 녹아내린다.

 

 

 

 

사진출처 :@archivistcoffee 공식 인스타그램

 

마지막으로 해방촌 카페다. 자유로우면서도 나른한 무드가 매력이다.

시끌벅적한 이태원에서 골목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이태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등장한다.

오래됐지만 정겨운 상가들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신생 가게들, 그리고 그 주변을 걸어 다니는 나른한 웃음소리가 가득한 동네를 마주하게 된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어글라스 오브’다.

가게 내부는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은 카페 안보다는 밖에서 마시는 걸 선호한다. 

카페가 해방촌 골목길 내리막길 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카페에서 보면 해방촌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앤틱하면서도 특유의 옛날 주택 느낌의 카페 분위기로 인해 밖에서 마시는 게 오히려 분위기 있어 보인다.

그리고 독특한 조합도 볼거리다.

아이스크림+화이트 와인+커피. 해방촌 골목길을 바라보며, 앞서 언급한 조합을 즐겨보는 것도 낭만을 즐기는 방법이지 않을까 추천해 본다.

 

 

 

 ▶사진출처 : @aglassof.kr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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