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팬데믹과 경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자는 ‘욜로 (yolo)’ 문화가 가고, ‘요노’가 떠오르고 있다. ‘요노’는 You Only Need One의 약자로, 일명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라는 뜻이다.
이는 탕진, 소비문화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패션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우선 이러한 요노문화는 명품 대신 가성비 제품을 찾는 ‘듀프(Dupe)’ 소비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고가의 하이앤드 브랜드가 아닌 스파(SPA) 브랜드에서 옷을 구매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보고에 따르면, 국내 SPA 브랜드의 대표 주자 스파오(SPAO)는 올해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유사 여성복 스파 브랜드 미쏘 역시 2024 누적 매출이 작년 대비 10% 상승했다. 이외에도 에잇세컨즈, 지오다노, 유니클로 등 저렴한 가격에 보증된 품질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저가형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더 이상 패션 소비가 마냥 하이앤드로 향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소비 형태 이외에 패션 트렌드에서도 요노를 무시할 수 없다.
1940년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함과 각종 직물의 부족 문제가 겹쳐 긴 치마 대신 미니스커트가 대세였다. 또한 영화배우들을 선두로 기존의 격식 있는 복장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티셔츠를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자 일상복으로 정착시켰다. 경기 불황과 힘든 사회 상황이 실용성을 위주로 한 새로운 패션 유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현재 2024년 역시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와 같이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멀티 패션 아이템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일명 ‘투웨이(TWO-WAY)’ 연출이 가능한 패션 아이템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은 재치 있는 투웨이 제품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한 벌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두 가지 연출이 가능한 투웨이 웨어를 선호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테이블(STUBIOTABLE)’은 밑단으로 내려온 소매를 접어 올려 투웨이로 착용 가능한 티셔츠인 ‘TWO WAY LAYERED TOP’을 선보였으며, 셔링 포인트와 소매절개, 핑거 홀 디테일로 투웨이 룩의 두 가지 색다른 연출의 장점을 극대화 한 옷을 출시했다.
▶스튜디오 테이블 공식 홈페이지
여성복 브랜드 ‘으음키임(EMKM)’은 홀 가먼트(Whole garment) 기법을 사용해 정해진 앞과 뒤 구분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니트를 착용하여 브이넥, 유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투웨이 넥 홀가먼트 니트탑’을 출시했다.
▶으음키임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TWO-WAY와 유사하게, 옷의 겉감, 안감의 구분 없이 뒤집어 양면으로 서로 다른 룩을 연출할 수 있는 리버시블 아우터 역시 이번 겨울, 재조명 받고 있다. 한 벌의 옷을 양면으로 착용할 수 있으므로, 두 벌의 효과를 낼 수 있기에 실용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여성복 브랜드 ‘몽돌(Mongdol)’이 출시한 ‘리버시블 스웨이드 무스탕'’은 겉과 안을 다른 소재, 컬러로 매치하여 브라운 컬러의 무스탕과 화이트 컬러의 모헤어 아우터를 겸할 수 있게 활용도를 높였다.
▶몽돌 공식 홈페이지
브랜드 ‘타입서비스(Typeservice)’는 앞과 뒤 퀄팅이 다른 푸퍼 점퍼인 ‘Reversible Puffer Jumper’를 출시하여 겨울 내내 입어야 할 패딩의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비교적 독특한 퀄팅이 들어간 면과, 다이아몬드 퀄팅이 들어간 두 면으로 일상에서 다양한 룩에 매치하여 착용이 가능하다.
▶타입서비스 공식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다양한 룩에 매치하여 포인트를 주고 전혀 다른 옷으로 연출 가능한 레이어드 아이템이 유행하고 있다. 레이어드 아이템을 걸치면, 같은 룩도 다른 무드와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으며, 어떤 옷에나 걸쳐 스타일링을 완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은 레이어드 스커트로, 짧은 프릴 스커트를 바지 위에 매치함으로써 룩을 러블리하고 유니크하게 완성시킬 수 있다.
브랜드 ‘스컬프터(Sculptor)’의 ‘Peekaboo Micro Sheer Skirt’는 비치는 샤 원단을 사용해 바지 고유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며 착장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레이어드 스커트를 출시했다.
▶스컬프터 공식 홈페이지
여성복 브랜드 ‘론론(Ronron)’의 ‘HEART BUTTON SHEER LAYERED DRESS’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레이어드 원피스를 출시했다. 비단 레이어드 스커트 뿐 아니라 원피스 역시 가디건에 청바지, 혹은 맨투맨에 함께 매치하기만 해도 평범하고 캐주얼한 룩에 유니크한 러블리함을 더해줄 수 있다.
▶론론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경기 현황과 사회는 패션을 선도하는 20대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과시소비, 하이앤드 브랜드를 선호하는 트렌드는 어느새 저물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가성비’ 소비에 눈을 돌린 젊은 세대의 ‘요노’ 소비는 또 패션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위의 소개한 아이템들과 같이, 한 가지 옷으로도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한 제품들로 이번 겨울 다양한 코디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