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건강한 생활 – 고령, 당뇨, 고혈압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부교수 이주영
KoreaFashionNews | 입력 : 2018/09/14 [14:22]

▲ 캐나다에선 기온이 30℃를 넘긴 날은 작년 여름엔 9일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8일을 넘겼다.     © KoreaFashionNews

 

필자는 현재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 Glen Kenny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년을 보내는 중으로, 총 2회에 걸쳐 본 연구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연구실의 공식 명칭은 Human and Environmental Physiology Research Unit(HEPRU)으로 1997년부터 Glen Kenny 교수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HEPRU의 주요 연구 주제는 고온 환경에 노출된 인체의 열교환 분석 및 개인의 열노출 한계를 설정하는 것으로, 특히 열에 취약한 계층(고령/당뇨/고혈압 군)과 고온 노출 작업자들(소방관, 건설현장작업자, 탄광 노동자, 군인 등)을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어 오고 있다.

 

열에 취약한 계층의 경우 인체 열 손실 기전의 노화 혹은 손상으로 인해 서열질환(heat-related illness) 발병률이 높은 반면, 고온 노출 작업자들의 경우 과도한 육체노동으로 인한 인체 대사량 증가와 함께 개인 보호복 착용으로 인한 인체 열 손실 방해로 서열질환 발병률이 높다.

 

필자의 관심은 인체와 환경, 의복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것으로, 더위와 추위에 대한 적응의 범위를 어떻게 확장시켜줄 수 있는지, 이때 착용한 개인 보호복은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여, 극한 기후변화 속에서 보다 건강하고 쾌적하게 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여름철 폭염이 심해지고 열질환 환자가 증가한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폭염임에도 안전을 위해 전신 보호복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만 하는 작업자들의 열질환 예방을 위해 연구자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타와 대학교의 Glen Kenny 교수는 폭염에 취약한 계층(고령자, 당뇨, 고혈압)에 관심을 두고 이들의 인채 열 손실량을 정량화한 후 이 기전을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체와 이를 둘러싼 환경 간의 열교환은 전도, 대류, 복사, 증발이라는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전도에 의한 열교환은 수중 작업이 아닐 경우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며, 증발에 의한 열교환은 불감증설량(Insensible perspiration)과 총발한량(total sweat rate)을 통한 열 손실량으로 추정하게 된다.

 

대류와 증발에 의한 인체와 환경 간 열교환량은 인체를 둘러싼 공기의 온도와 습도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계산하게 되는데 이는 human calorimeter(인체 열량계)라는 대형기기를 이용하여 추정가능하다. 아래 사진이 세계에서 현재 유일하게 활용 가능한 인체 열량계로 Glen Kenny 교수 연구실에서 보유하고 있다.

 

▲ Dr. Glen Kenny 교수 연구실에서 보유한 인체 열량계 및 실험 사진 (http://hepru.ca).     © KoreaFashionNews

  

노동 인구의 고령화와 만성 질환자의 증가가 복합되어 캐나다의 경우도 고령인 중 당뇨와 고혈압을 진단받은 인구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으며 이러한 만성질환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에도 확대되고 있다.

 

본 오타와 대학교가 위치한 퀘백주에서는 올 여름 40℃에 이르는 고온 현상으로 6월 30일부터 7월 7일의 약 일주일 동안 5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고 보고되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고령, 당뇨, 고혈압 군에 해당하였다.

 

▲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작업자의 서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 KoreaFashionNews

 

현재 고온 작업장의 경우 작업자의 서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이나 캐나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예: American Conference of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ACGIH) Threshold Limit Values)이 적용되고 있으나 이들은 젊고 건강한 남성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정해진 것으로, 고령자 혹은 당뇨 고혈압과 같은 열에 취약한 개인군에 대한 새로운 노출 한계 설정이 필요하다는데 이곳 연구자들 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Glen Kenny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고온 노출 시 인체 열손실 기전은 40대 초반 손상되기 시작하여 60대에 현저해지고, 당뇨나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이러한 열손실 기전 손상은 보다 더 악화됨이 발견되었다.

 

다음 편에서는 고령과 당뇨, 고혈압이 인체 열손실 기전 손상에 미치는 구체적인 기전 및 사례에 대해서 소개하고, 폭염 노출 시 열에 취약한 개인들의 서열질환 예방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

 

▲ 이주영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부교수     © KoreaFashio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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