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백 되팔아도 본전 못 건져”
지나친 가격 인상과 희소성 떨어져 명품 소비 줄어든 탓
KoreaFashionNews | 입력 : 2022/04/27 [13:39]
크림 등 유명 명품 중고플랫폼서
클래식백·보이백 등 인기 제품 중고 가격 하락
코로나 기간 일명 되팔이족들의 돈벌이였던 명품 중고판매가 시들하다.
한때 재판매 플랫폼에서 수백만 원 웃돈까지 줘야 구매가가 능했던 명품 백 중고 가격이 매장가격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사실 오픈 런 사진은 연일 인터넷 기사에 헤드라인을 장식했을 만큼 큰 화제였다. 외신에서도 한국에서의 오픈 런 사진을 실어 기사화하기도 했다.
‘오픈 런(Open Run)’은 Open과 Run의 합성어다. 매장이 오픈하면 바로 달려간다, 즉 기다리던 상품을 구매하려고 개점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개점하면 바로 달려가는 것이다. 오픈 런은 뮤지컬이나 연극 등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공연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계속 공연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종료 시점을 정해놓고 공연하는 것을 ‘리미티드런(Limited Run)’이라고 한다.
한국의 광적인 오픈 런에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판매 중인 제품을 한국으로 돌리라는 지시를 내렸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들해졌다. 실제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KREAM)에서 몇몇 명품 브랜드 제품의 가격 추이를 살펴봤다. 샤넬의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 그레인드 카프스킨 & 실버 메탈 블랙(모델번호: AP0214-Y01588-C3906)’의 경우 지난해 11월 19일 거래가격이 122만4,000원을 시작으로 2022년 1월 16일 140만 원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락세다. 4월 21일 기준 105만4,000 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기준 즉시 구매가격은 109만6,000원이었다. 중고 거래로 손에 쥔 차액은 4만2,000원 뿐이었다. 수백만 원 웃돈까지 쥐어줬던 초기 분위기와는 대조된다. 똑같은 정품 가격이 ▲필웨이(Feelway) 1,325만 원 ▲슈박스(Shoebox) 1,450만 원 ▲발란(Balaan) 1,325만30원이다. 크림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고제품은 정품가격의 10분의 1수준. 사실 10분의 1가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겐 득이다.
중고 명품가격 판매가 시들해지자 이제는 퇴근런이라는 말까지 탄생했다. 평일 저녁시간 퇴근 후에도 명품 구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 줄이 길면 다시 발길을 돌려야하는 건 여전하다.
올해만 3차례 가격인상에 이어 명품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나 블로그에서 5월 또는 7월 가격 인상 소식에 “샤넬 가격 인상한지 얼마 안 됐는데, 5월에 또 가격 인상 이야기가 돈다고 하던데”. 언제인지를 묻는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루이뷔통은 5번, 샤넬은 4번(패션부문 3회+트랜디 핸드백 1회) 가격을 올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샤넬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가격인상은 불붙은 소비욕구에 부채질을 했다.
그러나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명품 브랜드들의 지나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명품이라는 게 희소성 때문에 비싼 값을 치러서라도 구매하기 마련인데 오픈런까지 더해져 그만큼 희소성이 떨어져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보복소비 또는 재테크 목적이건 샤넬코리아는 지난 한해 총 1조2,237억6,767만 원을 한국에서만 벌어들였다. 2020년 대비 31.65% 증가하며, 1조 원대 매출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488억9,958만 원(66.92%), 당기순익 1,793억7,438만 원(67.87%)으로 60%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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